메타데이터
항목 ID GC08001154
한자 說話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지역 전라북도 부안군
시대 시대 미상
집필자 김영미

[정의]

전라북도 부안 지역에서 옛날부터 구전되어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개설]

설화는 인류에게 언어가 생긴 이래로 존재해 온 일정한 서사 구조를 가진 꾸며낸 이야기이다. 지어낸 이야기라는 점에서 ‘역사’ 또는 ‘사실’과 다르고, 소설과는 서사 문학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민족적·집단적으로 형성되고 전승된다는 점에서 어느 한 개인에 의해 창작된 소설과 구별된다. 설화는 말로 전승되는 구전 문학의 특성을 지니고 있다. 구전되는 설화는 기록되면서 정제되는 기록 문학에 비해 가변적이며 원초적인 성격을 지닌다. 기본 스토리가 전승자의 머릿속에 보존되어 있다가 청자를 만나서 구술되는데, 기억으로 존재하던 설화가 언어로 구연되는 과정에서 각편(各篇)[version]이 출현하게 된다. 같은 구연자라고 하더라도 상황에 따라 나름의 수식을 덧붙이기도 하고 같은 상황, 같은 청자라고 해도 기본적으로 기억에 의한 전승은 매번 정확하게 반복될 수 없기 때문에 변이형이 생긴다.

설화는 전승자의 태도, 시간과 장소, 증거물의 유무, 주인공과 그의 행위, 전승의 범위, 기능, 결말의 특징 등을 기준으로 신화, 전설, 민담으로 구분하고 있다. 때로는 그 경계가 모호해지기도 한다. 신화가 신성성을 상실하면 전설과 비슷하고, 증거물이 없어지면 전설은 민담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화, 전설, 민담이 지닌 각각의 속성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여전히 유용하게 활용된다.

전라북도 부안 지역에 전승되는 설화는 신화적 속성을 지니거나, 민담적 속성을 지니는 이야기가 발견되지만, 전반적으로 전설의 속성을 강하게 지니고 있다. 부안이라는 해양 지역적 특성을 증명하는 증거물과 함께 지역민의 생활사와 관심, 감정 등이 진솔하게 표현되어 있다. 부안 지역의 설화는 『한국구비문학대계』 5-3 전라북도 부안군편[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83]에 207편의 자료가, 『전설지』[전라북도, 1990]에 50편의 자료가 수록되어 있다. 그 외에 『변산의 얼』[부안군, 1982], 『부안군지』[부안군, 1991], 『부안의 얼』[부안군교육청, 1984] 등에 설화 자료가 실려 있고, 일부는 『전설지』의 자료와 서로 중복되는 것도 있다.

[전승 양상]

부안군에는 다양한 설화가 전승되고 있는데 크게 신성함과 신이함을 지니고 있는 신이담, 특정 인물에 대한 이야기인 인물담, 지형·지명·바위·암석·물건 등 그 유래를 설명하는 이야기인 유래담 등이 특징적으로 많다. 그 밖에 효를 강조하는 효자 이야기, 산수의 형세나 묫자리, 명당 등 길흉화복과 관련되는 풍수담, 기타 이야기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1. 신이담

부안군의 대표적인 신이담은 개양할미[일명 수성할미] 관련 설화이다. 「개양할미와 수성당」, 「청동 사자와 변산 호랑이」, 「수성할미」, 「대마골의 철마」 등이 대표적인데 현재까지 수성당[지방 유형 문화재 제58호]에서 행해지는 제의와 함께 전승되고 있는 이야기이다. 수성당변산면 격포리 죽막동 해안가 높은 절벽 위에 있는 당집으로, 거인형 여신 개양할미를 모신 곳이다. 개양할미는 주요 어장인 칠산 바다를 관장하며 어부들의 생명을 보호하고 풍어를 보장해 줄 뿐만 아니라 호랑이의 화도 막아주는 변산민의 수호신으로서 역할을 보여주는 설화라고 할 수 있다. 개양할미 이야기는 다른 지역[제주도 설문대할망, 지리산 마고할미] 거인형 여신들의 전승들에 비해 창조신적인 능력과 신성성을 잘 보존하고 있는데, 이는 부안의 지형적 특성과 부안 설화 대중들의 의식 세계, 그리고 신화적인 맥락을 살펴볼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설화 문학적 가치와 의의가 크다고 할 수 있다.

2. 인물담

인물 설화는 부안의 지역성과 부안 민중 의식을 가장 잘 엿볼 수 있게 해 주는 유형이다. 인물담은 설화 대중들이 어떤 사회적 환경 속에서 특정 시대의 이념이나 가치를 대표적으로 드러내는 인물을 재구해 내기 때문에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했다고 하더라고 전승 집단의 의식을 좀 더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자료가 된다.

부안군에는 김유신, 이성계, 박문수, 김덕령, 정평구, 전봉준, 이삼만, 이서구, 부설 거사, 의상 대사, 벽송 대사, 매창, 율곡 이이 등에 관한 역사 인물담이 주를 이루고, 허구적 인물로는 광포 설화인 아기장수 설화나 허생원 이야기 등이 있다. 이성계[「선계안과 이성계」 등]나 박문수 이야기는 전국적으로 전해지는 설화인데, 부안군에서는 특정 지역과 지형이 결부된 증거물이 제시되어 사실성이 강조되고 있는 경향을 보인다. 고승들에 대한 인물담[「월명각씨와 의상 대사」, 「벽송 대사와 환의 고개」, 「월명암과 부설 거사」, 「불사의방장과 진표 율사」]도 주목할 만한데, 변산월명암이나 불사의방장, 마천대, 벽송암 등의 특정 지명과 연계되어 부안 지역의 불교 문화적 환경과 영향을 강조하고 있다.

3. 유래담

유래담은 지형, 지명, 마을, 바위, 암석, 특정 물건 등 그 유래를 설명하는 것으로, 부안군에 전승되는 이야기 대부분이 이 유형에 해당될 정도로 다수를 차지한다. 「장자못과 선돌」, 「계화도의 유래」, 「돈지의 우물 이야기」, 「사자동의 금광소」, 「마포 마을과 백마산」 등은 모두 유래담에 속한다. 「장자못과 선돌」에서는 장자못 전설과 선돌을 결부시켜 의미를 부여하였고, 이 선돌은 전라북도 민속자료 제6호 보안입석으로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다. 계화도가 생기게 된 내력담이나 계화면에 있는 돈지마을의 우물이 어떻게 생기게 되었는지를 밝히는 이야기[「계화도의 유래」, 「돈지의 우물 이야기」], 「사자동의 금광소」에서는 사자동의 연못인 금광소에서 어떻게 금빛이 찬란하게 빛나게 되었는지, 「마포 마을과 백마산」에서는 백마산 어귀에 마포마을이 어떻게 생기게 되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4. 풍수담

풍수담은 산수의 형세나 묫자리에 따른 화복의 운세를 보여주는 이야기이다. 대체로 이 유형의 이야기에는 선에 대한 보상, 운명과 의지의 조화, 현세의 행복 추구 등의 민중 의식이 나타난다. 부안의 대표적인 풍수담으로는 「산의 혈을 끊다가 혼이 난 이여송」, 「묘를 잘 쓴 안동 장씨」, 「반남 박씨 시조 무덤은 별명당」, 「현풍 곽씨의 무자혈손지」, 「개구리형국의 명당을 잡아준 대사」, 「마포 마을과 백마산」[마포마을의 유래담이지만 말이 뛰어노는 산세를 찾아 이장하자 집안이 평안해진 이야기이므로 풍수담으로 분류될 수도 있음] 등이 있다. 이들 풍수담은 사회적 욕망이 땅이라는 관념을 통해 비유적으로 표현되는 경향이 강하다.

5. 효자 이야기와 기타

설화는 사회적으로 지향하는 윤리관이 포괄적으로 드러나기 마련인데, 대표적인 것이 효와 열이다. 그나마 열에 대한 가치 추구는 양반 계급 사회에서 다수 발견되지만, 효의 가치는 계급이나 지역에 제한되지 않고 선(善)을 드러내는 가장 대표적인 이념으로 승화되었다. 따라서 이에 대한 효행담이나 열행담은 전국적으로 전승되고 있으며, 부안 지역에서도 마찬가지다. 부안에 대표적인 효자 이야기로는 「개나리와 효자 부부」, 「개심한 효자 앞에 물이 갈라지다」, 「효부와 호랑이」 등이 있다.

효자 이야기 외에도 다양한 이야기들이 분포한다. 변산 지역의 유명 사찰과 관련된 사찰 연기담, 도깨비 이야기, 거북이·호랑이·토끼 등과 같은 동물담은 물론 민담의 세계를 보여주는 많은 이야기가 다양한 메시지를 전해 주고 있다. 이러한 부안의 설화들은 부안 지역민들의 세계관과 문학적 상상력을 가늠할 수 있게 해 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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