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데이터
항목 ID GC08001153
한자 口碑 傳承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개관)
지역 전라북도 부안군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김영미

[정의]

전라북도 부안군에서 예전부터 말과 기억에 의존하여 전해 내려오는 민간 지식의 총칭.

[개설]

구비 전승은 행위나 물질이 아니라 말로 전승되는 문화를 지칭한다. 구비 전승은 크게 문학적 성격을 지닌 구비 문학과 욕설이나 금기어, 은어나 속신어 같은 비문학적 성격의 것으로 구분할 수 있다. 또한 설화·속담·수수께끼·민속극 등처럼 이야기나 재담을 하거나, 민요·무가·판소리 등처럼 노래로 불리는 형태 등 구연 방식에 따라 나눌 수도 있다. 구비 문학이 구전되는 말로 된 문학이라고 한다면, 구비 전승은 문학적 가치 기준을 벗어나 말로 전승되는 문화를 총칭하는 광의의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구비 전승물은 상황이나 구연자에 따라 계속해서 내용의 개작과 첨삭이 가해지는 개방성과 적층성, 집단성의 특징을 보인다.

구비 전승의 가장 대표적인 형태는 구비 문학이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구비 문학이 문예성을 지니고 있어 특별히 더 관심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구비 문학의 갈래로는 설화·민요·무가·판소리·탈춤·속담·수수께끼 등을 들 수 있다. 전라북도 부안 지역에서는 구비 문학의 다양한 갈래들이 전승되고 있는데 설화와 민요, 무가가 대표적으로 발달했으며 그 외에 속담과 수수께끼 등이 있다. 여기에서는 부안의 대표적인 구비 전승 장르인 설화와 민요, 무가 등을 집중적으로 살펴본다.

[설화]

부안 지역 설화들은 『한국구비문학대계』 5-3 전라북도 부안군편[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83]에 207편의 자료가, 『전설지』[전라북도, 1990]에 50편의 자료가 각각 수록되어 있다. 그 외에 『변산의 얼』[부안군, 1982], 『부안군지』[부안군, 1991], 『부안의 얼』[부안군교육청, 1984] 등에 설화 자료들이 각각 실려 있고 일부는 『전설지』의 자료들과 서로 중복되는 것들도 있다.

부안군에는 다양한 설화가 전승되고 있는데 크게 4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①신성함과 신이함을 강조하는 신이담, ②특정 인물에 대한 이야기인 인물담, ③지형·지명·바위·암석·물건 등 그 유래를 설명하는 이야기인 유래담, ④그밖에 효를 강조하는 효자 이야기, 산수의 형세나 묫자리, 명당 등 길흉화복과 관련되는 풍수담, 기타 이야기 등이다.

첫째, 신이한 이야기 유형이다. 부안군의 대표적인 신이담은 개양할미[일명 수성할미] 관련 설화이다. 「수성당의 개양할미」, 「청동 사자와 변산 호랑이」, 「수성할미」, 「대마골의 철마」 등이 해당되는데, 현재까지 수성당[지방 유형 문화재 제58호]에서 행해지는 제의와 함께 전승되고 있는 이야기이다. 수성당변산면 격포리 죽막동 해안가 높은 절벽 위에 있는 당집으로, 거인형 여신 개양할미를 모신 곳이다. 개양할미는 주요 어장인 칠산 바다를 관장하며 어부의 생명을 보호하고 풍어를 보장해 줄 뿐만 아니라, 호랑이의 화도 막아주는 변산민의 수호신으로서 역할을 보여주는 인물이다. 개양할미 이야기는 다른 지역[제주도 설문대할망, 지리산 마고할미] 거인형 여신들의 전승에 비하여 창조신적인 능력과 신성성을 잘 보존하고 있다. 이는 부안의 지형적 특성과 부안 설화 대중들의 의식 세계, 그리고 신화적인 맥락을 살펴볼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설화 문학적 가치와 의의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둘째, 특정 인물과 관련된 설화를 주목해 볼 수 있다. 인물 설화는 부안의 지역성과 민중 의식을 가장 잘 엿볼 수 있게 해 주는 유형이다. 인물담은 설화 대중들이 어떤 사회적 환경 속에서 특정 시대의 이념이나 가치를 대표적으로 드러내는 인물을 재구해 내기 때문에,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했다고 하더라고 전승 집단의 의식을 좀 더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자료가 된다. 부안군에는 김유신, 이성계, 박문수, 김덕령, 정평구, 전봉준, 이삼만, 이서구, 부설 거사, 의상 대사, 벽송 대사, 매창, 율곡 이이 등에 관한 역사 인물담이 주를 이룬다. 허구적 인물로는 광포 설화인 아기장수 설화나 허생원 이야기 등도 있다. 이성계나 박문수 이야기는 전국적으로 전해지는 설화인데, 부안군에서는 특정 지역과 지형이 결부된 증거물이 제시되어 사실성이 강조되고 있는 경향을 보인다. 고승들에 대한 인물담인 「월명각씨와 의상 대사」, 「벽송 대사와 환의 고개」, 「월명암과 부설 거사」, 「불사의방장과 진표 율사」도 주목할 만한데, 변산월명암이나 불사의방장, 마천대, 벽송암 등의 특정 지명과 연계되어 부안 지역의 불교 문화적 환경과 영향을 강조하고 있다.

셋째 유형은 각종 유래담 성격의 이야기이다. 유래담은 지형, 지명, 마을, 바위, 암석, 특정 물건 등 그 유래를 설명하는 것으로, 부안군에 전승되는 이야기 대부분이 이 유형에 해당될 정도로 다수를 차지한다. 「장자못과 선돌」에서는 장자못 전설과 선돌을 결부시켜 의미를 부여하였다. 이 선돌은 전라북도 민속자료 제6호 보안입석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계화도의 유래」「돈지의 우물 이야기」에서는 계화도가 생기게 된 내력담이나 계화면에 있는 돈지마을의 우물이 어떻게 생기게 되었는지를 밝히고 있다. 또한 「사자동의 금광소」에서는 사자동의 연못인 금광소에서 어떻게 금빛이 찬란하게 빛나게 되었는지를, 「마포 마을과 백마산」에서는 백마산 어귀에 마포마을이 어떻게 생기게 되었는지를 각각 보여주고 있다.

넷째, 그 외에 풍수담, 효자 이야기도 다수를 차지한다. 풍수담은 대체로 산수의 형세나 묫자리에 따른 화복의 운세를 보여주는 이야기이다. 대체로 이 유형의 이야기에는 선에 대한 보상, 운명과 의지의 조화, 현세의 행복 추구 등의 민중 의식이 나타난다. 풍수담은 전국적으로 나타나는 광포 설화이다. 부안의 대표적인 풍수담으로는 「산의 혈을 끊다가 혼이 난 이여송」, 「묘를 잘 쓴 안동 장씨」, 「반남 박씨 시조 무덤은 별명당」, 「현풍 곽씨의 무자혈손지」, 「개구리형국의 명당을 잡아준 대사」, 「마포 마을과 백마산」 등이 있다. 이들 풍수담은 사회적 욕망이 땅이라는 관념을 통해 비유적으로 표현되는 경향이 강하다.

효자 관련 이야기[효행담]도 어느 지역에서나 광포되어 있는데, 부안 지역에서도 마찬가지로 많은 양을 차지하는 설화이다. 왜냐하면 효의 가치는 계급이나 지역에 제한되지 않고 선(善)을 드러내는 가장 대표적인 이념으로 승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부안에 대표적인 효자 이야기로는 「개나리와 효자 부부」, 「개심한 효자 앞에 물이 갈라지다」, 「효부와 호랑이」 등이 있다.

기타 부안 지역에는 다양한 주제의 설화들이 분포한다. 변산 지역의 유명 사찰과 관련된 사찰 연기담, 도깨비 이야기, 거북이·호랑이·토끼 등과 같은 동물담은 물론 민담의 세계를 보여주는 많은 이야기가 다양한 메시지를 전해 주고 있다. 이러한 부안의 설화들은 부안 지역민들의 세계관과 문학적 상상력을 가늠할 수 있게 해 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민요]

부안의 민요는 부안 지역의 민중에 의하여 구전되어 불리고 있는 노래이다. 민요는 지역에 따라 가창자의 취향에 맞게, 노래 부를 때의 즉흥성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다는 주요한 특징을 지니고 있다. 이런 점에서 특히 민요는 부안 사람들의 생활상과 정서를 가장 잘 함축하고 있는 구비 전승의 하나이다.

민요의 분류 방법에는 기능별, 성별, 연령별, 장르별, 내용별, 가창 방식별 등 여러 가지가 있다. 대체로 부안의 민요는 그 내용의 성격에 따라 크게 동요, 노동요, 생활요 등으로 분류하거나 가창자의 성별에 따라 남요(男謠)와 부녀요(婦女謠)로 분류해 왔다. 최근에는 기능별로 분류하여 의식요, 노동요, 유희요, 비기능요 등으로 나누는 경향을 볼 수 있다.

부안 지역에서는 다른 민요보다 노동요가 특징적이라고 할 수 있는데, 해안과 평야 지역에 따라 구분된다. 민요권을 구분할 때 보통 노동요를 중심으로 설정한다. 부안 민요는 전라북도의 주요한 4개 민요권 중 서부 평야 답작 노동요권과 서해 도서 어업 노동요권에 동시에 속해 있다. 부안군의 서부 평야 지역은 대체로 논농사와 관련된 육자배기조의 농업 노동요가, 서해 도서 지역은 해안을 타고 내려온 서도 소리의 창법에 뱃일을 할 때 부르는 어업 노동요가 각각 불리고 있다. 농업 노동요는 다른 농업 지역과 마찬가지로 「모심는 소리」, 「논매는 소리」, 「밭매는 소리」 등이 주로 불린다. 어업 노동요에는 「그물 당기는 소리」, 「배치기 소리」, 「고기 퍼담는 소리」 등이 있다.

그 외에도 「베짜는 소리」, 「물레질 소리」 등의 길쌈 노동요, 아이를 어르는 「딸 노래」와 「자장가」 같은 가사 노동요, 「나무하는 소리」, 「집터 다지는 소리」, 「불무질 소리」 등의 잡역 노동요가 있다.

또한 세시 유희요, 언어 유희요, 자연물 유희요 등 유희요도 조사되고 있으며, 장례 의식요와 세시 의식요 같은 특정 시기나 특정한 의식을 치를 때 부르는 의식요도 있다. 대표적인 장례 의식요는 「상여 소리」를, 세시 의식요는 「성주풀이」를 들 수 있다. 다만 부안 민요는 어업 노동요가 가장 특징적으로 발달했으며, 비중도 많은 편이다. 부안읍과 부안의 각 면에서 조사된 160여 곡의 민요 분포도를 보아도 어업 노동요가 발달한 위도면에서 48곡이 집중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무가]

부안의 무가는 크게 부안읍 옹정리 성덕례 무가와 위도면 대리 마을 조금례 무가, 부안군 전영애 무가가 전승되고 있다.

먼저, 부안읍 옹정리 성덕례 무가를 보면, 부엌의 조왕신에게 집안의 액살 제거와 제수를 기원하는 「조왕전 축문」, 모든 조왕신들을 청배하는 경문인 「조왕경」, 조왕신을 청배하여 오신(娛神)[신을 찬양하여 즐겁게 하는 것]하는 경문인 「환희조왕경」으로 구성되어 있다.

다음으로 위도면 대리 마을 조금례 무가를 보면, 「원당·본당 서낭굿」, 「애기씨 서낭굿」, 「장군 서낭굿」으로 구성되어 있다. 「원당·본당 서낭굿」에서는 원당과 본당 서낭신을 청배하여 오신한 뒤에 이들 서낭에게 풍어를 기원하고, 「애기씨 서낭굿」에서는 애기씨 서낭을 청배하여 자손의 무병장수와 재수를 기원한다. 「장군 서낭굿」에서는 욕심 많은 장군 서낭을 청배하여 풍어를 기원한다.

부안군 전영애 무가는 「칠성풀이」, 「장자풀이」, 「성주풀이」, 「중천맥이」, 「내전」으로 구성되어 있다. 「칠성풀이」는 칠성신을 청배하여 자손의 점지와 장수를 기원하는 서사 무가로, 칠성신의 내력을 담고 있다. 「장자풀이」는 저승사자를 청배하여 망자의 극락 천도와 재가집의 액살 제거를 기원하는 서사 무가로, 악행을 저지른 사마장자가 현명한 며느리 덕으로 목숨을 연장한다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성주풀이」는 가옥신의 성주신을, 「중천맥이」는 중천에 떠도는 잡귀들을 각각 청배하여 대접하는 무가이다. 마지막으로 「내전」은 모든 굿이 종료되는 절차로서 대문 밖에서 기웃거리던 잡신들을 대접하고 달래서 돌려보내는 과정이다.

[참고문헌]
등록된 의견 내용이 없습니다.
네이버 지식백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