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데이터
항목 ID GC08001282
한자 彩石江背景現代文學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문학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지역 전라북도 부안군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김형미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수록 시기/일시 2006년 - 「바다책, 채석강」과 「바다책, 다시 채석강」, 『쉬!』에 수록
수록 시기/일시 2017년 - 「명편」, 『마늘촛불』에 수록
배경 지역 채석강 - 전라북도 부안군 변산면 격포리 301-1지도보기

[정의]

전라북도 부안군 변산면 격포리에 있는 채석강을 배경으로 하는 근대 문학 이후의 시 문학 작품.

[개설]

문학사에 있어서 시대 구분의 일종으로 분류되는 현대 문학은 언제가 시작인지에 대해서는 연구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리기 때문에 정확하게 구분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일반적으로 문화의 대중화가 시작된 제2차 세계 대전 이후에 나온 문학 작품을 말한다. 그중에서 ‘채석강 배경 현대 문학’은 문인수의 「바다책, 채석강」과 「바다책, 다시 채석강」, 복효근의 「명편(名篇)」 등 격포리 ‘채석강’을 소재로 쓴 시 문학 작품들을 뜻한다.

[내용]

기원전 7천만 년 전, 즉 백악기 중생대에 형성된 퇴적층을 볼 수 있는 곳이 바로 변산면 격포리에 있는 채석강이다. 이태백이 뱃놀이를 하던 중 술에 취해 물에 비친 달을 잡으려다 빠져 죽었다는 중국의 채석강과 흡사하다 하여 ‘채석강’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해안 절경을 끼고 있는 외변산에 위치하면서 약 200m의 긴 거리가 해안가를 따라 퇴적층이 밖으로 표출되어 있어 신비스럽기까지 한 경관을 자랑하는 곳이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층층이 형성된 이곳의 퇴적층을 수천수만 권의 책을 쌓아올린 모습과 같다고 표현했다. 언어를 구사하는 시인들이며 타 장르 예술인들은 마치 중생대 고서점에 들어선 듯한 그 광경을 보기 위해 숱하게 드나들며 나름대로의 예술 작품을 남기고는 했다.

1. 문인수의 「바다책, 채석강」과 「바다책, 다시 채석강」

채석강의 장서는 읽지 않아도 되겠다.

긴 해안을 이룬 바위 벼랑에

격랑과 고요의 자국 차곡차곡 쌓였는데

종(種)의 기원에서 소멸까지

하늘과 바다가 전폭 몸 섞는 일.

그 기쁨에 대해

지금도 계속 저술되고 있는 것인지

또 한 페이지 철썩, 거대한 수평선 넘어오는

책 찍어내는 소리가 여전히 광활하다.

-문인수, 「바다책, 채석강」 부분

대구 시단을 대표하는 문인수 시인의 여섯 번째 시집 『쉬!』[문학동네, 2006]는 제11회 김달진 문학상 수상작 『동강의 높은 새』 이후 5년 만에 선보인 시집이다. 「바다책, 채석강」은 시집 『쉬!』에 수록되어 있다. 격포의 채석강은 강이 아니다. 마치 수천수만 권의 책을 쌓아놓은 듯한 중생대에 형성된 퇴적암층 단애로, 그 풍광이 빼어나 중국의 채석강을 연상시킨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그곳을 직접 가보지 않으면 감히 표현할 수 없는 것이 있다. 하지만 시인은 몸소 채석강에 가서 듣는다. 파도가 철썩이며 ‘바다책’ 찍어내는 소리를 말이다. 그리하여 굳이 ‘종(種)의 기원에서 소멸까지’ 의 역사가 깃든 채석강이라는 장서를 읽지 않아도 이미 읽은 거나 진배없다고 보는 것이다.

그 감동으로 시인은 「바다책, 다시 채석강」을 쓰지 않을 수 없다. 민박집에 깃들었지만 잠은 오지 않고, 밤바다 파도 소리는 깊어만 가는 그때의 느낌을 말이다. 사실 ‘무진장한 그리움’을 가질 만한 책이 이 세상에 몇 권이나 될 것인가. 시인은 채석강 앞바다 ‘너라는 책’을 밤새 뜬눈으로 다 읽어버렸는지도 모른다.

민박집 바람벽에 기대앉아 잠 오지 않는다.

밤바다 파도 소리가 자꾸 등 떠밀기 때문이다.

무너진 힘으로 이는 파도 소리는

넘겨도 넘겨도 다음 페이지가 나오지 않는다.

아 너라는 책,

깜깜한 갈기의 이 무진장한 그리움.

-문인수, 「바다책, 다시 채석강」 전문

2. 복효근의 「명편(名篇)」

복효근 시인은 채석강 암벽 한구석에 새겨진 “종석♡진영 왔다 간다.”라는 글귀를 보고, 이 한 문장만큼 완벽한 말은 없다고 생각하였다. 서로가 사랑하기 때문에 서로의 이름을 단단한 돌에 새겨두고 있다. 그 마음이 영원토록 변치 않겠다는 결의만큼 단단하고 굳은 믿음은 없다는 것이다. ‘만 권의 서책이라 할지라도’ 이 한 문장이면 족하다. 그리하여 시인은 그의 시 「명편(名篇)」[『마늘촛불』, 애지, 2017]으로 하여금 사랑하는 일이야말로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임을 전하고 있다.

채석강 암벽 한구석에

종석♡진영 왔다 간다

비뚤비뚤 새겨져 있다

옳다 눈이 참 밝구나

만 권의 서책이라 할지라도 이 한 문장이면 족하다

-복효근, 「명편」 부분

3. 기타

변산반도의 대표적인 관광 명소로 알려져 있는 채석강은 지속적인 파도의 침식 작용으로 깎인 해식 절벽이며, 동굴 등이 발달해 지질학적 가치가 높아 국가 지질 공원으로 지정되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석양의 붉은 노을은 한 번 보면 잊지 못하는 장관을 연출한다. 문인수·복효근 시인 외에도 차창룡의 「채석강, 부서진 책들 너머에서」, 황지우의 「채석강까지 걸어가면서」, 조정의 「채석강」, 문병란의 「채석강 연사」, 최두석의 「채석강」 등 수많은 시인이 시 문학 작품을 남겼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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